집값은 존재값
" 도시재생 건축가의 낭만 아냐 … 질좋은 주거 , 아파트에만 있지 않아 " " 건축은 미학아닌 윤리 … 집값 비싸다고 존재값 올라가지 않아 " " 자녀에게 물려도 주는 유럽형 임대주택 , 희망 가져야 " 건축가 승효상을 만났다 .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CICI) 이 주최하는 리더의 지식 포럼 CQ 에서였다 . 용산의 한글박물관은 그의 유명한 강연인 ‘ 지문 ( 地文 땅의 모양 -landscript)' 을 듣기 위해 모인 각국의 대사와 인플루언서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승효상은 특유의 흐트러진 은발에 온화한 미소를 띤 채 ‘ 우리는 어디에 어떤 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가 ' 에 대해 이야기했다 . 요는 이렇다 . 서양 건축이 솟아오른 마천루 (Skyscraper) 로 오만함을 과시해왔다면 , 우리 조상들은 집을 땅과의 조화로운 관계로 (Landscript) 로 파악했다 . 서양의 도시계획이 평지에 세워진 위계형 마스터플랜이라면 , 우리 조상들은 산과 계곡의 위에 집을 슬쩍 얹은 형태로 땅의 모양을 해치지 않고 살아왔다 . 시를 짓고 , 밥을 짓고 , 옷을 짓고 농사를 짓듯이 집을 짓고 어울려 살았다 . 그러나 언제부턴가 서양에서조차 ‘ 비윤리적이며 갈등을 부추긴다 ' 며 폐기된 마스터플랜 식 도시 계획이 이 땅에 마구잡이로 이식됐다 . 땅과 도로와 집에 매겨진 등급은 인간의 삶을 헤집고 갈등의 뿌리를 드러냈다 . 그렇게 땅의 무늬를 없애고 지어진 ‘ 터무니 없는 집 ', 역사를 밀어버린 불구의 땅에서 불안한 삶이 시작됐다 . 승효상은 우리가 불행하게 느낀다면 그것은 잘못된 도시 계획의 결과라고 했다 . 다음 날 아침 , 대학로에 있는 그의 건축사무소 이로재 ( 履露齋 ) 를 찾았다 . 2015 년부터 2 년간 서울시 총괄 건축가로 , 지금은 대통령 직속 건축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