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w Nietzsche in the wall.



When I was going to Kimi artgallery in Seoul,
I saw good words in the wall.
It says "To breed a fabulous moving star, we must cherish chaos in our heart."

Korean :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
German: Man muss noch Chaos in sich habenum einen tanzenden Stern gebärenö zu können.
Chinese : "要想成舞蹈明星,你必须是一头脑糊涂浆" -尼采-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춤추는 별' 의 한 구절

방탄소년단이 세계 각지서 사랑받고 있지만, 단순히 인기 덕분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학교 3부작에 이어 화양연화 2부작에서는 한 편의 서사를 완성했다. 여기에 어떤 쪽으로든 보는 사람이 해석하고 이야기를 추측해 나갈 수 있도록 틀에 박힌 정답 대신 열린 결말을 제시했다. 한 가지 답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팬들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찾는 이들이 여러 번 보며 곱씹을 수 있는 재미를 안겼다.

정규 2집서 어떤 걸 보여줄까 기대하던 찰나 방탄소년단은 쇼트필름을 선보였다. 영화적 특성과 연극적 요소를 결합하며 멤버별로 선보인 콘텐츠인 쇼트필름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서사의 문을 열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문학을 결합했다는 것. 앞서 화양연화 2부작 뮤직비디오를 통해 다양한 청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쇼트필름서는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을 차용해 이야기를 그려냈다. 데미안을 만난 싱클레어를 통해 'WINGS'부터 펼쳐나갈 이야기를 미리 선보였다.

쇼트필름서 랩몬스터는 '데미안'의 한 구절을 내레이션으로 읊는다. 이어 각 멤버들이 등장하며 'Begin(비긴)' 'Lie(라이)' 'Stigma(스티그마)' 'First Love(퍼스트 러브)' 'Reflection(리플렉션)' 'MAMA(마마)' 'Awake(어웨이크)' 등 각 멤버별 주제와 함께 짤막한 스토리를 선보였다. 화양연화 2부작에서 이어지지만, 당시 뮤직비디오에서 한 쌍으로 엮여 거울을 마주 보는 듯했던 멤버 구성은 쇼트필름서 뒤바뀌었다.

이 때문에 시청하는 이들은 쇼트필름을 통해 문학 작품을 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화양연화와 쇼트필름이 추리하고 해석하는 재미를 안겼다면 타이틀곡 '피 땀 눈물'에서는 소품 하나하나 놓칠 수 없기에 다시 한 번 마니아들을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했다.

멤버들은 박물관으로 보이는 곳을 뛰어간다. 그들 뒤로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메두사와 그 목을 베고 손에 든 페르세우스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이후 진은 어느 그림 앞에서 멈추고 응시한다. 

진이 바라보는 건 브뤼겔의 '반역 천사의 추락(The Fall of the Rebel Angels)'이다. 뮤직비디오 후반부 '반역 천사의 추락' 그림이 사라지고 남은 자리엔 니체가 집필한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속 한 구절인 'Man muss noch Chaos in sich haben, um einen tanzenden Stern gebaren zu konnen(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가 나타난다. 뷔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릴 때 배경에는 브뢰헬의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이 있다. 

뮤직비디오 후반부에서 제이홉은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피에타' 앞에서 춤을 춘다. '피에타'는 마리아를 젊은 여인으로 묘사함으로써 영원한 순결을 뜻하는 게 아니냐는 학설이 있다. 악마와 만난 제이홉이 '피에타' 앞에서 끊임없이 춤을 추는 건 선과 악, 혹은 유혹과 순수 사이서 갈등하는 모습이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해 볼 수 있다. 

최후의 만찬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에 이어 제이홉은 '피에타' 앞에서 누군가를 향해 화살을 쏜다. 이 화살은 뷔에게 닿자마자 색색의 물감을 뿌린다. 뷔는 화살을 맞고 추락하기를 택한다. 뷔는 모습을 전후로 뮤직비디오 전반적인 분위기는 변모한다. 슈가는 어둠 속에서 레퀴엠을 연주한다.

예술 작품 외에도 뮤직비디오 속 랩몬스터가 마시는 초록색 음료는 '예술가들의 술'로 불린 압생트로 추정된다. 강력한 환각 작용으로 예술가들 사이서 창작에 도움이 된다고 인기가 있던 술인 압생트는 유혹을 만나는 청춘이라는 테마와 맞물린다. 이외에도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예술 작품과 소품들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추측하게 하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 

'피 땀 눈물' 속에서는 계속해서 선과 악, 유혹을 만나기 전과 후의 세계가 대립한다. 색감을 통해서도 밝고 맑던 분위기와 어두우면서도 강렬한 세계를 오가며 화양연화 2부작을 넘어 매혹적인 다른 세계가 펼쳐졌음을 암시한다. 특히 이카루스 혹은 악마로 예상되는 조각상에 입맞춤한 뒤 진의 얼굴은 깨어진다. 이 부분은 쇼트필름서 차용한 '데미안' 속 구절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와 연결할 수 있다.

이처럼 보는 재미를 안기며 볼 수밖에 없게 하는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는 어떤 작업으로 이뤄졌을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앨범을 기획할 때는 회사 내부 전략 담당 직원들이 전반적인 콘셉트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고 방시혁 프로듀서와 전문 작가가 결정된 콘셉트를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라고 귀띔했다.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다양한 소품과 예술 작품 관련해서는 "이번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예술 작품들의 경우 일부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시각적 혹은 조형적 아름다움, 공간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된 작품도 있다"라며 "정답이 있는 건 아니기에 해당 요소들을 뮤직비디오 내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이어 작업에 대해 "다른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 파트별 담당자와 함께 해당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데뷔 초반부터 호흡을 맞춰 온 룸펜스 감독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쉽지 않은 기획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학을 기반으로 소설 속 상징성을 세상 밖으로 꺼내 미술과 결합하고 풀어내며 서사를 이뤄낸 건 스태프들의 기획력이 완벽한 호흡으로 맞아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시청자들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점은 인상 깊다. 서사의 끝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작품이 줄 수 있는 여운과 상상력을 덧붙일 수 있다.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해석과 추리는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게 한다. 

이 모든 이야기에 정해진 결말은 없다. 모든 것은 상상의 몫이다. 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건, 고전 문학을 바탕으로 이끌어낸 서사 속에서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라는 알을 깨고 나와 또 하나의 세계로 날아갈 날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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