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그에게서 익숙한 꼰대의 향이 난다
내심 궁금했다. 3대 엔터 수장인 그가 얼마나 날카로운 시선으로, 촌철살인 같은 피드백으로 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끌어갈지. 하지만 프로그램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믹스나인>은 재미를 떠나 다소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당신의 소년, 소녀를 ‘뽑는’ 것에서 이제 ‘구하는’ 게 되어 버린 처절한 경쟁.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연습생들의 이야기가 어쩐지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언’을 가장한 독설을 보라.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던 말들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말한다. 다 너네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고. 그리고 그 앞에 숨죽이고 서 있는 청춘들의 모습에서 나와 우리가 겹쳐진다. "이 나이 동안 뭐했어요?" 아직 앞날이 창창한 28살의 참가자에게 날린 막말 트랙LIST 01. 은퇴할 나이 인 것 같다' 02. 지금까지 한 건 많은 데 다 망했다' 03. 그나이 동안 뭐했느냐, 04. 그런 사연팔이 감성팔이 정말 많이 들었다 BONUS 하루도 열심히 안 한 날이 없는데 너네 졌잖아 (Feat. iKON) 아무리 발버둥 쳐도 왠지 제자리인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의 내 모습을 탓한다. 나름대로 죽기 살기로 노력한다고 했는데 그 시간이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내가 틀린 걸까. 그 때 누군가 내게 말한다. ‘넌 지금까지 뭘 했니?' 내가 노력했던 시간이 그 한 마디로 모두 지워져버렸다. 나를 절실하고 간절하게 한 마음 속 이야기는 남들도 하나씩 갖고 있으니 별다른 가치가 없는 상품 취급을 받았다. 마음을 다잡고 차근차근 다지려 했던 다음 한 칸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어떤 타인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의 노력만으로 ‘지금 당장’ 안 되는 것들도 많다. 꽃이 피는 시기나 속도가 다 다르듯 사람마다 속도가 다를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