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한국계 미국인의 삶을 표현한 이민진의 자전적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이 책은 막 명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주인공 케이시 한을 따라 가족 내의 간섭과 갈등, 인종이나 돈에 의해 평가되는 미국사회의 이면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4년을 보내면서 케이시 한은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아주 세련된 발음과 뛰어난 골프 실력, 인기 많은 백인 남자 친구 등,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낸 듯했다. 그러나 졸업하는 순간 그녀의 미국 상류층과 같은 성향은 오히려 그녀를 좌절시키고 여러 가지 나쁜 버릇밖에 남은 게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케이시의 “성공과 명예에 대한 강박관념”라는 고백은 한인가정에서 자란 젊은이가 견디어야 하는 지나친 요구나 간섭의 정도를 나타낸다. 미국에서 잘 자리 잡아야 한다는 가족의 강요와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아의 충돌이 교섭되는 부분이다. 이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땅히 알아야 하는 갈등의 현대상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 누군가는 이민을 나무를 뿌리채 뽑아 전과는 전혀 다른 토양에 옮겨심어 놓은 것과도 같다고 했다.지금껏 아무런 저항 없이 뿌리를 내리고 조용하게 살았던 나무의 일상이, 뿌리가 뽑혀 전혀 다른 땅에 옮겨심어지게 된다면, 그 나무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생길까? 대충 생각해봐도 그 나무의 앞날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란 건 자명하다. 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풍토병을 앓아 죽어버릴 수도 있고, 전과는 전혀다른 토양의 영양분을 받아 들이며 잔병을 앓을 것이다. 이민자의 삶 또한 이 나무와 같을 것이다. 지금껏 자신이, 아니 자신을 비롯한 그의 가족과 조상이 몇 백년간 살아온 문화에서 벗어나 살색도 눈동자 색도, 코 높이도 너무 다른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