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

작가들은 대부분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 생계에 필요한 돈은 부업으로 벌고 , 남는 시간을 최대한 쪼개어 글을 쓴다 . 명색이 작가인 자가 대학에 숨어서 고만고만한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너무 평온하게 지내는것은 옳지 않다는 게 내 신조였다 . 상점에 들어가는 것은 변환적인 마력을 금전등록기에 불어넣는 연금술적 과정에 참여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 표현할 수 없는 욕망 , 추상적인 욕구 , 정체불명의 갈망이 일단 금전등록기를 통화하면 , 그 모든 것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유형의 물체를 바뀌어 나타났다 . 나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 물론 돈을 절대로 돈 그 자체만이 아니다 . 돈을 언제나 돈 이외의 것이고 돈 그 이상의 것이다 . 그리고 돈을 언제나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다 . 이 세상은 돈이 말한다 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돈의 주장에 따르면 , 인생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 바깥세상은 정글 아닌가 ? 월 스트리트 한복판을 어슬렁거리며 걸어오는 저 드레퓌스 사자를 보라 그보다 더 분명한 메시지가 있을까 ? 먹느냐 ? 먹히느냐 ? 둘 중 하나다 . 그것이 정글의 법칙이다 . 식욕이 동하지 않으면 , 늦기 전에 빨리 달아나라 한계를 넘으면 지푸라기 하나만 더 얹어도 낙타 등뼈가 부러진다 . 그 마지막 싸움은 내 마음에 상징적인 지푸라기로 남아있다 . 나는 중랑이 없는 핏발선 눈을 가진 생명이다 . 내면에서는 절망적인 격동이 파도처럼 굽이치고 , 견해나 태도가 갑자기 정반대인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면 나무토막이 될 수 밖에 없었다 . 확실히 예의 범절을 갖고 있지만 기쁨을 함께 나눌 상대로는 별로 적당치 않다 . 두 사람은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