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경쟁력
가을의 자연은 하나의 큰 화폭이다. 아파트 뒷산이 울긋불긋한 가을을 즐기면 노오란 잎들은 작은 가을 바람에 한둘 하늘을 맴돌다 떨어진다. 나무 하나 하나를 보면 복잡하지만 산이라는 전체를 보면 심플하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큰 산을 볼 때 산 속의 나무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MANIF에서 만난 화가들의 고민과 열정, 자신감도 산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다. 작가 내면의 여러 요소들이 모여서 작가를 이룬다. 미술 시장은 어지럽고 예측불가하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어지러움을 만드는 사건은 여러 가지이지만 최근 이태리의 토리노 수의는 가짜라고 하고 강진군은 청자 허위감정으로 8000만원짜리를 10억에 매입하고 나중에 감정평가위원들을 고소하였다는 답답한 기사가 있었다. 그러나, 크게 보면 미술 세상은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진화하며 움직이는 것이다. 피지 못한 꽃도 있고 너무 일찍 펴서 곧 시든 꽃들도 있다. 영원히 피는 꽃은 많지 않다. “정부는 전업 작가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어느 잡지의 발행인이 주장한 글을 보았는 데 그 주장이 예술도 국가 보조금으로 지탱할 수 있다는 견해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보조금 때문에 수많은 잡음이 일어난 사례들을 미디어에서 진절머리나게 듣고 보고 있는 지금 21세기가 돈이 없어서 그림을 못 그리는 시대인가를 조용히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작가 스스로 알아서 갖추어야 한다. 좋은 작품에 대해서는 시장이 알아 주고, 고객들이 알아서 돈을 지불한다. 가난하다고 훌륭한 작품을 못 만든다고 하면 이는 핑계가 너무 많은 사회의 너무 핑계가 많은 분의 넋두리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작가로서 그야말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한국인 CEO 수출 1호라는 인도 Videocon사의 김광로 부회장은 그의 자서전적 에세이 세계경영크레도에서 “ 내가 사는 곳이 곧 천국이다”라고 하였다. 오늘 현재, 내가 위치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