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art

내가 이들에게 얘기한 것도 인성, 열정, 자신감, 배려의 중요성이다. 작품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존경받는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은 그 사람의 인생관을 표현하는 것이니만큼 아는 게 많아야 하므로 다양한 공부와 학습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홍콩아트페어의 매그너스 렌프루는 젊은 미술학도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잠시 잘 팔리는 공예품이나 팬시아트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만의 눈으로 깊고 멀리 작품 자체를 파고들어라”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세상을 먼저 살아온 어른들이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이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 크게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형식적인 스펙에 온 정신이 팔려서 삶에서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망각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청년실업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창의적인 사고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이 능력을 위하여는 몸으로 일하지 말고 머리로 일하라(smarter than harder!)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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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작가와 얘기하는 가운데 나는 “애국하는 작가는 세계시장에 들어가는 작가”라고 하였다. 좁은 한국에서 우왕좌왕하지 말고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등과 같이 크게 노는 작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요즘 오덕, 오덕후라는 말로 표현되는 오타쿠(Otaku)의 뜻은 대부분은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광적인 매니아(mania)를 말하는데 무라카미 다카시는 오타쿠 문화와 팝(Pop) 문화의 결합에 관심을 갖고 소위 ‘수퍼플랫(Superflat)’ 스타일을 창조하였다.
그는 앤디워홀처럼 팩토리(Factory)형의 작업 방법을 구사하며 루이뷔통의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루이뷔통 제품의 디자인을 맡아 수퍼플랫을 통해 융합적 사고로 상급 문화와 하급 문화,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한국 작가들에게도 융합적 사고와 작업에서의 팀워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각하는 것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표현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작은 몸짓으로 민화를 전통채색화로 명명한 주성준 작가의 한국의 현대적 민화가 오타쿠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낙천주의(Charismatic optimism)의 매력을 안고 세계 시장에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일은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자에게 간다’고 말했다. 에디슨은 ‘찾아 헤매는 동시에 기다릴 줄도 아는 자에게 모든 것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내가 이에 한 마디 하고 싶다. ‘찾아오는 일을 반갑게 맞이하는 자만이 성공한다’라고 말이다. 

장석주 시인은 ‘달과 물안개’라는 시에서 대추 열매가 저절로 붉어질 리가 없으며 그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가 들어서서 붉어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외로운 대추 한 알이 호인 대추처럼 큰 것이 나오려면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이 필요할 것 같다. 한국의 작가들이여, 세계적으로 성공하자, 작가들에게는 그게 진정한 애국이다.




“밤하늘은 인간의 상상력을 흥분시키는 알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친밀하지만 무한하고, 어두우면서도 밝고, 가깝지만 달려가기에는 너무 멀리 있다. 별밤을 가까이 하라. 한낮에 닳아지고 상처받은 우리들의 심성을 별밤은 부드러운 눈짓으로 다스려 줄 것이다.” 법정 스님의 별밤 이야기에 나오는 글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열정을 가져온다. ‘삶의 열정이 없는 사람이 곧 늙은이’라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말처럼 젊게 살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정말 오랜만에 바다를 볼 겸 지인들과 강릉에 갔다. 경포대 근처의 참소리박물관도 보고 효령대군의 후손들이 10대에 걸쳐 살아오고 있는 선교장(船橋莊: 일명 배다리집)도 둘러보았다. 참소리박물관의 관장은 의지와 열정 면에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를 목표로 에디슨의 발명품을 비롯하여 역사적인 전자제품들을 50년간 수집하고 있다는 한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쁘게 살기 위해 사랑해야 하며 사랑하기 위해서 희생해야 합니다”라는 성녀 엘리사벳 앤 씨튼의 글처럼 즐거움, 사랑, 희생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1966년도의 한국 최초 금성사 텔레비전도 전시되어 있었다. 글로벌 기업인 LG전자나 삼성전자 직원들이 와서 보면 통찰력을 새롭게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숙소로 잡은 선교장의 지붕 사이의 하늘에는 별밤이 소곤대고 있었다. 있는 것을 보지 못 하고 사는 우리의 삶. 그러나 별은 그 하늘에 있었다. 단지 내가 사는 혼잡한 도시의 하늘에서는 별이 없었다. 아니, 있었는데 볼 수가 없었다. 왜 별은 어디에서나 똑같이 안 보이는 것일까? 혹시 우리는 하늘의 별을 우리의 눈으로 퇴고하는 것은 아닌가? 글을 쓸 때 누구나 퇴고(推敲)를 하게 되는데 ‘퇴고’로 상징되는 당나라 시인 가도의 시(詩)가 선교장의 소박한 월하문 기둥에 붙어 있었다. 

조숙지변수(鳥宿池邊樹) 승고월하문(僧敲月下門):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잠자고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밀고 들어오기 전에 두드리는 게 예의’라는 뜻으로 이 글귀를 옛 주인이 선교장 문 앞에 붙였다는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가도 및 선교장의 옛 주인 등 고금을 통하여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또한 느꼈다. 또한 안내자의 “명당이란 지리적인 위치가 아니라 실천과 느낌의 장소”라는 말이 의미있게 들렸다. 즉 장소보다도 거기에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명당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멋지고 좋은, 편안한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 명당이 아니겠는가? 

건축가 피에로 사르토고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10대 건축물’에 선정된 산타마리아 델 피로에 대성당을 설계, 건축한 그는 수학적인 방법을 채용하여 3차원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인 원근법을 개발하여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킴으로써 공간이 중요한 건축요소임을 입증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이탈리아의 건축가 브루넬레스키는 보다 적은 재료로 보다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명당을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원조이며, 원근법을 발견한 인물로서 미켈레조(Michelozzo)와 미켈란젤로 등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그가 발견한 원근법에 해당하는 소실점의 원리는 이미 그리스와 로마에 널리 펴져 있었으나 오랜 동안 잊혀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이 성당의 돔(dome) 건축 계약을 따기 위해 보여준 달걀 세우기는 이미 고전주의 시대의 수학자 및 기술자들이 연구한 주제이기도 하다. 비록 달걀은 쉽게 깨지지만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주는 힘의 차이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달걀 모양에서 돔을 완공할 방법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소위,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이 실제 세계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하는 통섭의 지혜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다. 통섭을 추구하는 일은 산산조각이 난 교양교육을 새롭게 하는 길이다. 

선교장을 보며 옛날 사람들의 건축 및 삶에 대한 지혜를 엿볼 수가 있었다. 우리들의 삶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므로 우리는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어 행복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며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인생은 문제를 풀어가는 퇴고의 과정이다. 마이클 겔브의 인용에 의하면 문제(problem)는 앞으로(pro)와 던지다(ballein)의 합성어이며, 해결(solution)이란 느슨하게 하다(solvere)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문제해결이란 ‘마음을 느슨하게 하고 일보 전진하는 기술’이다. 

그럼,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소개하자면 ‘첫째, 보편적으로 이용되고는 있지만 개선점이 보이는 절차나 시스템을 찾는다. 둘째, 현 시스템의 기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수집한다. 셋째, 시스템의 최대 단점을 파악한다. 넷째, 거꾸로 시스템의 최대 강점을 찾는다. 다섯째, 수집한 자료를 이용하여 최대 단점을 보완할 무엇을 찾는다. 여섯째, 새로운 시스템을 테스트한다. 여기서 모순이 발견되거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추구한다’이다. 

지금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함은 명백한 현실이다. 따라서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하여 별밤과 선교장을 보듯이 우리는 편견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자연과 인간세상을 바라보고, 예술과 과학을 넘나들며, 삶을 퇴고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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