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세자 자선재단, 러시아 측 돈세탁 의심 자금 기부받아"

2010년 12월 당시 러시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와 함께한 러시아 금융인 루벤 바르단얀(오른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탐사매체 'OCCRP' 밝혀…역외기업 네트워크 통해 유출된 거액 중 일부

영국 찰스 왕세자가 운영하는 자선재단이 돈세탁 논란에 휘말렸다.

러시아로부터 유럽과 미국 쪽으로 거액의 현금을 흘러가게 한 역외기업의 불투명한 자금을 재단이 기부금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에 본부를 둔 국제 독립 탐사매체 컨소시엄인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는 리투아니아 온라인 매체(15min.lt)와 함께 130만건의 은행 거래 자료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OCCRP는 이 자료 분석을 통해 러시아인이 운영하는 70개의 역외기업 네트워크로부터 유럽과 미국에 46억 달러(5조2천억 원)가 송금된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 조세 회피처에 설립되는 이들 역외기업은 리투아니아에 계좌를 갖고 있었고, 리투아니아 검찰은 일부 계좌의 자금 흐름을 수사하고 있다.

또 이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으로 흘러나온 자금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저질러진 악명 높은 사기극들과 관계된 현금도 포함돼 있었다.

찰스 왕세자의 자선재단은 이들 네트워크의 한 유령회사(shell company) 소유자로부터 2009년과 2010년, 2011년 등 3차례에 걸쳐 모두 20만 달러(2억3천만 원)를 기부받았다.

이 소유주는 루벤 바르단얀으로, 그가 기부한 돈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유령회사인 쿠안투스 디비전(Quantus Division Ltd.)으로부터 나왔다.

바르단얀은 러시아의 아르메니아계 금융인으로 푸틴, 영국 왕가를 포함해 국제적 명사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었다.

기부금 명목은 잉글랜드의 옛 건축물인 '덤프리스 하우스'(Dumfries House)가 개인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 보존한다는 것이었다.

찰스 왕세자는 당시 2천만 파운드(346억원)의 빚을 포함해 4천500만 파운드를 들여 이 문화유산을 사들였으며, 빚을 충당하고자 모금 운동에 전력하면서 바르단얀으로부터 추가로 150만 파운드를 기부받았다.

OCCRP는 이 네트워크에서 나온 자금의 최종 수령인으로서는 돈이 위장된 경로를 통해 나온 만큼 원출처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바는 없다면서도 이 돈은 합법 및 불법 자금이 뒤섞여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 자금은 자가용 비행기나 호화 요트, 고가 부동산, 학비 등 호화 생활에 합법적으로 사용됐다.

찰스 왕세자에게 기부금을 낸 바르단얀은 자신을 자선가 및 사회적 기업인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미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자선사업에 쓰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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